2008년 2월 22일 금요일

택배 배달원 이야기

TNC에서는26명이 모여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는 물건을 자주 지르는 "평상시지름신접목 인간형"도 계시고, 전혀 그런것에 무관심한 사람도(음.. 누구지?) 아마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를 비롯해서 많은 분들이 아직 미혼 상태이기도 하고, 혼자 살고 있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온라인을 통해서 물건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주문한 물건은 대부분 회사로 배달시키기 마련입니다. 제 경우에는 책은 집 근처에 있는 편의점으로 배송하고, 음식류와 같은 것들은 집 앞에 방치(!), 그외의 물건은 대부분 회사에서 수령합니다.

도대체 왜 택배 회사에서 직장을 위한 야간 서비스를 왜 운영하고 있지 않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거기까지 제가 관여할 문제는 아니고, 하루에도 몇번씩 TNC를 찾아오시는 많은 택배 기사분들 중에 흥미를 끄는 두 분을 소개할 까 합니다.


#축지법을 쓰는 우체국 택배아저씨...

TNC는 2층에 있습니다. 입구의 문을 열면 기획팀과 회사의 CEO 두 분의 책상이 있고, 가로 질러 문을 하나 더 열면 개발팀이 자리잡은 연구실이 있는데요. 거의 모든 택배라든지, 퀵 서비스의 경우는 입구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는 사람을 찾기 마련입니다.

특히 굳이 방을 하나 가로질러 안으로 들어올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우체국 택배 아저씨는 "언제나" "항상" "늘" 방을 가로 질러 연구실에 물건을 놓습니다. 굳이 축지법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현관에서 문을 열고, 연구소까지 들어오는 10m가 넘는 거리를 눈깜짝 할 사이에 "후다다닥' 지나가시기 때문입니다. (진짜 발이 안보일 정도..)

바깥에서 일을 하다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고, 빠른 걸음 소리에 고개를 들면, 이미 안으로 들어가신 다음이거든요. 바깥쪽 자리에만 11명이 있는데 말이죠.

이분의 또 하나 재밌는 점은 항상 연구소안에서도 14명 중에 "
단내양"님께만 물건을 전달합니다. 물건의 크기, 종류, 원래 수령자는 상관없이... "문을 연다. 축지법으로 이동한다. 단내양에게 간다. 물건을 놓는다. 축지법으로 나간다"가 반복됩니다.

어느 날 생긴 에피소드.!
택배 기사님이 축지법을 동원해서 연구소 입구까지 도달했습니다. 문 바로 옆에는 제 자리가 있는데요. 마침 단내양님이 자리에 없었습니다. 입구에서 선 기사님은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 하루는 되어보이는 1초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발을 돌려 기획팀에 계신 pie님께 물건을 전달하고 나가셨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분은 단내양님을 목표로 오신 것이였다는....


#자리를 기억하는 한진택배 기사님...

한진택배의 기사님은 TNC에 오시는 기사분 중에서 유일하게 여자분입니다. 그래서일지 모르겠습니다. 여성 특유의 센스가 발휘되는 것 같은데요.

우체국 택배 기사님처럼 안에 들어오시는 분을 제외하고는, 보통 가깝거나 처음 마주치는 사람에게 배달하기 마련인데요. 간혹 중요한 물건의 경우에만 받아야 하는 사람에게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서 사람을 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누군가 어느 쪽 자리에 있다고 안내하거나, 그 분이 직접 "....님"과 같이 이름을 부르시곤 하죠.

그러나, 한진택배 기사님은 다릅니다. 적어도 제 판단에는 이분은 TNC의 구성원의 자리를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한진택배 기사님은 대부분 "입구 문을 연다. 안으로 들어온다. 물건의 정확한 수령자를 찾아간다. 전달한다. 나간다" 이런 시나리오로 진행됩니다.

25명이나 있고, 사실 저도 매일 생활하면서도 가끔은 누가 어느자리에 있는지 헷갈릴 때가 있는데 말이죠. 그만큼 자주 오셨단 이야기일수도 있겠으나, 이분이 배달하는 곳이 한두곳이 아닐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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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에피소드에서 얻어지는 점은 뭘 하려거든 '다른 사람의 이목을 끌 수 있어야 한다'가 아닐까요? 평범하지 않고, 특이한 모습, 다른 점, 뛰어난 점이 많은 분들 중에서 2분을 기억하게 하는 이유일테니까요.

TNC가 하려는 일이, 만들고 있는 도구와 서비스가, 그리고 TNM팀이 지향하는 목표와 가치가...
그렇게 세상의 많은 비슷한 것들중에서 늘 새롭고 다르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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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1. 무슨 글일까 하고 타고 왔는데 에피소드들이 참 재밌네요!

    단내양님 링크를 타고 가볼까 말까 고민하는 중입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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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글을 읽고 있으니까..

    TNC멤버 분들이 참 궁금합니다 ㅎㅎ

    저도 한번 링크를 타고 가서 보고픈 욕심(?)이 생깁니다.



    글을 잘 쓴다는건 바로 이런 행동을 유발시키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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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겐도님 택배를 전하시러 온 기사님께서

    "겐도씨"라고 부르신적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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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오늘 아침에 그 한진택배분..정말 정확히 전달하고 조용히 가시더군요.

    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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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우체국택배 기사님' 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한것 같네요..'집배원' 이라는 호칭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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